원·달러 환율 급락… 희비 엇갈린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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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1-16 00:00
입력 2003-01-16 00:00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져내리며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말 1200원대를 깨뜨리며 한해를 마감한 환율은 새해들어 1190원대,1180원대를 차례로 무너뜨리더니 15일에는 오전 한 때 1171.50원까지 하락,1170원대를 위협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초쯤에나 현재의 환율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었으나 그 시기가 1년 가량 앞당겨지면서 증시에 단기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월효과’ 잡아먹는 환율하락

올들어 환율이 1200원대 밑에서 맴돌면서 주가도 660선 돌파에 힘겨움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하다.

SK증권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각종 경기부양조치가 제대로 약발을 받지 않는데다 이라크전쟁 우려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달러 약세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후식 투자분석팀 부장은 “달러 약세가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의 이탈을 불러올 경우 미 주가에 강한 동조화를 보이는 우리주가도 크게 뻗어오르기 힘들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2∼3월로 예측되는 이라크전쟁 개전 시점 이후에는 달러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겠지만 연말에는 달러당 11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본다.지난해 재정수지적자가 5000억달러에 육박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 약세가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다.오상훈 팀장은 “증시에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지금은 주가가 환율에 휘둘리고 있지만 2분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주가가 펀더멘털에 좌우되는 정석 장세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약세의 수혜주와 타격주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상 환율하락은 전통적으로 악영향을 미쳐왔다.그러나 엔화 강세가 동반되는 등 환율시장의 역학관계가 복잡해진 터여서 여러가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증시관계자들은 말한다.

대우증권 김병수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할때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은 영업이익이,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경상이익이 개선된다.”며 관련 업종으로 항공업,정유업,음식료업 등을 꼽았다.반면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및 부품업,자동차,화학업 등에는 부정적 효과를 예측했다.한전은 외화부채가 많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측되지만 유가의 향방에 더욱 민감한 만큼 두가지 효과의 상쇄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후식 부장은 “환율하락이 주가하락을 불러올 경우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주도 타격을 받을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증권 김석생 연구원은 “환율수혜주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예상실적 대비 올해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관련 종목으로는 CJ,삼양사,포스코,호남석유,하이트 등을 꼽았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3-0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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