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동교동
기자
수정 2002-12-28 00:00
입력 2002-12-28 00:00
동교동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이다.교동(橋洞) 그러니까 다리가 있는 동네중에서 동쪽에 자리했다 해서 붙여준 이름이다.옛날엔 크고 작은 개울들이얽히고 설켜 있었다고 한다.자연스레 다리들이 많았을 것이다.지금도 인구가 1만 3265명에 불과한 조용한 마을이었다.그러다 김대중 대통령이 사저를 마련하고 커다란 정치 세력을 키워가며 ‘김대중'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현대 정치사의 고비였던 80년 신군부가 언론을 검열하던 시절 얘기다.신문에김영삼,김대중이라는 단어를 아예못쓰게 하자 기자들은 상도동 인사 혹은동교동 인사라는 표현으로 기사화하기도 했다.
동교동계 퇴장은 정치 권력 막부시대의 마침을 의미한다.패거리 정치로 요약되는 ‘3김(金) 시대’의 마감 일 것이다.바로 엊그제까지도 국가 권력이사유물처럼 통용되었다니 어이가 없다.봉건시대 유물인 가신이며 측근,심지어 집사라는 사람들이 국가 권력을 농단했다.상도동에 이어 이번엔 동교동계가 차례를 맞고 있다.라이벌이던 상도동의 최후를 보았던 동교동계는 나름대로 다른 길을 걸으려 했지만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권력을 제대로 간수하지못했다.측근이나 집사들은 ‘주군’이 권력을 잡는 순간 요직을 차지했다가앞서거니 뒤서거니 차례로 감옥으로 갔다.
동교동계의 역사는 30년이 넘는다고 한다.역경도 많았지만 잘도 넘겼다.그러나 내부의 적에 맥을 못췄다.상도동계가 사라지자 이내 절제력을 잃어 버렸다.이번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한나라당 지도부도 일대 시련을 맞고 있다.정권 다툼의 상대였던 민주당의 동교동계 퇴장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비행기는역풍이 있어야 뜬다.권력은 언제나 스스로 무너졌다.새로운 정치 질서가 모색되고 있다.쓴소리하는 상대의 소중함을 새길 일이다.그리고 권력을잘 간수할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2-12-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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