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존의 정치를 펴자
수정 2002-12-20 00:00
입력 2002-12-20 00:00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그가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험난하다고 본다.이번 선거에서 비록 승리했지만 여전히 그에게 표를 주지 않은 유권자들이 더 많다.이제는 지지자뿐만 아니라 반대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선거가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정권을 승리의 전리품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승자가 정권을 전리품으로 인식하는 한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극한 대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국민들은 노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한 다른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도 함께 포용하는 정치를 펼 것을 바라고 있다.요컨대 승자와 패자가 공존하는 정치,진보와 보수가 대화를 통해 서로 타협하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역·이념 갈등의 표출이 자제되긴 했지만 개표 결과를 보면 지역감정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여기에 더해 장년·노년 세대와 젊은 세대간의 갈등과 단절이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표출됐다.노 후보는 이런 갈등과 단절을 치유해 사회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공존의 정치,타협의 정치는 승자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패자의자세도 중요하다.먼저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자신의 컬러를 유지해가면서도 국가경영의 큰 틀에는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 주기 바란다.
2002-12-20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