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길섶에서]부부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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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12-14 00:00
입력 2002-12-14 00:00
부부가 싸운다.싸우다 보면 과거가 생각난다. “참는 것도 한 두번이지,벌써 몇번째냐.더 이상 못 참아.” 과거에 사로잡히다 보니 싸움은 점점 커진다.

부부가 싸운다.싸우다 보면 미래가 생각난다.“어떻게 참고 살라고,더 이상 못 참아.참고 사느니 차라리 헤어지자.” 미래에 사로잡히다 보니 싸움은점점 커진다.

욕설이 오가고 밥그릇이 날아간다.두들겨 패고 꼬집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린다.과거에 사로잡히다 보니,미래를 걱정하다 보니 싸움만 커질 뿐 현재는 어느 곳에도 없다.한 대 더 두들겨 팰수록,밥그릇 하나 더 던질수록 잘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하지만 구경꾼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깨어지는 것은 네 밥그릇이고 불쌍한 것은 네 자식이다.때려봐야 네 아내고 욕해봐야 네 남편이다.

싸움 끝에 서로 멱살을 잡고 찾아온 부부에게 어느 스님이 들려줬다는 얘기다.각당 대선 후보 진영들이 과거 또는 미래에 사로잡혀 서로 생채기를 내지 못해 안달이다.이러한 모습이 외부 구경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우득정 논설위원
2002-12-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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