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시가전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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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11-02 00:00
입력 2002-11-02 00:00
올 봄까지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에서 알 카에다 잔당 소탕에 여념이 없던 미 제10산악사단 장병들은 지금 루이지애나주 포트 폴크에서 시가전 대비 훈련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이는 10산악사단 병력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다른 많은 미군들이 최근 시가전에 대비한 집중훈련에 투입됐다.

이라크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6개 대대 병력의 시가전 대비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난달 퇴역장성 개리 앤더슨의 보고에 따른 것이다.이는 이라크 공격을 위한 미국의 수순이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는 가운데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던 바그다드에서의 시가전을 이제 미국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토머스 E 화이트 미 육군장관은 지난달 31일 미군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위한 이라크 공격에서 시가전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을 필두로 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라도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화이트 장관은 그러나 어떤 준비가 돼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다만 무기 성능이 옛날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미군이 과거와 다른 새로운 시가전 전술을 채택했다는 점만 얘기했다.

500만 인구의 바그다드에서 시가전이 벌어지면 불필요한 민간인들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하다.러시아군이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체첸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이 때문에 후세인 대통령의 이라크는 미국의 절대적 군사력 우위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바그다드에서 시가전을 벌일 것이라고 밝혀 왔다.미국은 가능하면 대규모 병력 동원과 민간인 희생을 피할 수 없는 시가전만은 피한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날 화이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민간인들의 희생을 우려한 나머지 시가전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이는 이미 지난달 22일 뉴욕타임스가 미국이 가능하면 시가전은 ‘회피’한다는 기존의전술을 버리고 적을 고립시킨 뒤 주요 공격목표들을 파괴하는 ‘선택적 공격’ 전술을 채택했다고 보도했을 때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2002-11-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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