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수교교섭 결산/ 북핵문제 접점 못찾아 ‘납치’·경협도 성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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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10-31 00:00
입력 2002-10-31 00:00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 황성기특파원] 이틀간의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은 핵,납치를 해결하고 정상화하자는 일본측과 먼저 국교정상화와 경제협력을 하면 핵,납치는 저절로 해결된다는 양측의 상반된 주장 사이에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러나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했어도 ‘판’이 깨지는데 따른 위험을 서로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양측이 차기 회담 개최에 합의한 점은 성과라면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북한 핵 문제 요지부동

핵 문제에 북한은 요지부동이었다.북측은 30일에도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재차 못박았다.

이런 북측 입장은 핵 포기를 요구한 한·미·일 3개국 정상간 합의에 대한 ‘정면 거부’라기보다는 ‘미국과의 해결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체제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주체는 미국뿐이다.한국과 일본이 보조 역할을 해달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미국과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기댈 수 있는 채널은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는 북한의 현실인식이 반영된 것이다.회담 종료 후 북측 관계자는 “일본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조건 항복’을 바라는 미국의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한·일을 중개자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이번 회담에서 국제사회,특히 미국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일본측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내달 중 개최를 합의한 북·일 안전보장협의를 통해 핵,미사일,납치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키로 함으로써 일단 체면유지는 했다.

북측은 일본과는 정상화 교섭,한국과는 장관급 회담 등 대화채널을 유지하면서 북·일 교섭 이후 미국의 반응을 확인한 뒤 다음 전략을 세워도 늦지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변화를 보이지 않는 ‘둔감한’ 북측 태도에 국제사회의 압력이 강도와 차원을 달리 할 부담도 지게 됐다.

◆납치,경제협력도 무성과

피랍 생존자 5명과 가족의 영구귀국 확약이라는 지극히 간단명료한 일본측 요구에 북측이 회답을 주지는 않았으나 해결은 시간문제로 관측된다.

북측은 일본에 일시귀국한 생존자를 일본 정부가 돌려보내지 않은 데 대해 “약속위반”이라고 비난했어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약속대로 납치를 깨끗이 해결하려고 하는 만큼 (북에 남은)가족의 안전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비교적 협조적 태도를 보였다.일본측은 11월 말의 차기회담에서 일정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납치 문제에 대해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데 대해 일본 여론이 좋지 않아 여론의 향배가 향후 북·일 관계를 푸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marry01@
2002-10-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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