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국 여자양궁 20년만에 ‘눈물’
수정 2002-10-09 00:00
입력 2002-10-09 00:00
한국은 강서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에서 시드니 2관왕 윤미진(경희대)이 준결승,김문정(한체대)이 결승에서 각각 타이완의 18세 여고생 위안슈치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금메달을 놓쳤다.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82뉴델리대회 이후 처음이다. 김문정은 결승전 1엔드(3발)에서 25-28로 3점을 뒤지며 출발한 뒤 2엔드에서 2점차(53-55)로 따라붙으며 역전의 기회를 잡는 듯했다.그러나 3엔드에서 다시 3점차(81-84)로 벌어진 데 이어 4엔드 첫발을 7점에 맞추며 결국 104-110으로 무너졌다.
윤미진은 준결승에서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위안슈치(106-113)에게 덜미를 잡혀 결승 진출이 좌절됐고,3,4위전에서 장주안주안(중국)을 110-108로 꺾고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북한의 최옥실은 8강전에서 윤미진에게 104-114로 패해 탈락했다.
구자청 한국팀 코치는 “국가별 엔트리를 2명으로 제한한 것이 패인”이라고 말했지만 홈 관중의 응원을 업고 승부한 한국 팀으로서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여자양궁의 붕괴 징후는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 단체전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패할 때 시작됐다.이어 12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개인전·단체전에서 모두 우승을 놓쳤다.
양궁협회는 대표 2진을 내보냈을 뿐이라고 변명했지만 이번 대회엔 1진을 내보냈기 때문에 더이상 핑곗거리를 찾을 수도 없게 됐다.경쟁국은 막대한 투자를 하며 쫓아오는데 협회는 매년 같은 사업만 되풀이하는 등 정상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중국이 한국 출신 양창훈 감독과 2004년까지 계약하는 등 먼 미래를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타이완이 입문한 지 5년밖에 안된 위안슈치 등 유망주 발굴에 힘쓰고 있는 점도 본받을 대목이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2002-10-0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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