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동의없는 ‘세금’ 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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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8-28 00:00
입력 2002-08-28 00:00
지난해 정부가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징수한 각종 부담금이 6조 290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나 급증했다.이 가운데 잘못 징수했다가 되돌려준 부담금만도 241억원이나 된다고 한다.기획예산처가 어제 발표한 ‘2001년도 부담금운용 종합보고서’를 보면 정부의 각종 부담금이 얼마나 방만하게 운용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국민의 준조세 부담을 대폭 줄이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기획예산처는 부담금의 방만한 운용을 막기 위해 지난해 ‘부담금관리 기본법’까지 만들었다.하지만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우리는 부담금운용의 주체인 개별 부처들의 부처이기주의와 행정편의주의가 부담금의 팽창을 낳고 있는 원인이라고 본다.



부담금은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각 부처가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준조세’이다.국민부담이란 점에서는 세금과 다를 바 없으나 정부가 시행령만으로 편리하게 부과할 수 있어 견제장치가 약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국민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방만하게 운용될 소지가 많다.따라서 부담금 운용은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꼭 필요한 부담금은 조세로 전환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일몰조항 등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그럼에도 지난해 부담금 징수액이 전년 대비 51%나 급증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부담금은 각 부처들이 국회의 동의와 감시 없이 운용할 수 있는 별도의 돈주머니다.그 돈주머니가 지난해 말 현재 101개나 된다.이래서는 국민의 준조세 부담을 줄일 수 없다.각 부담금별로 필요성을 재검토해서 실익이 없거나 급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부담금의 신설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지난해의 경우 9개가 폐지되긴 했지만 12개가 신설돼 부담금 통폐합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문화관광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이 내년에 각종 부담금의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필요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부담금의 부과 요건을 더욱 명확히 하고 사용내역에 대한 평가도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02-08-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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