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없어도 ‘소리’있다
수정 2002-08-14 00:00
입력 2002-08-14 00:00
◇새 소리바다 찾기= 소리바다 이후 가장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은 ‘윈엠엑스’.지난달 31일 검색기능이 중단된 소리바다 게시판에는 윈엠엑스를 소개하는 글과 매뉴얼,사용기 등이 수십가지씩 올라왔다.윈엠엑스는 소리바다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P2P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처음 소리바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올 때만 해도 윈엠엑스 상에서 공유되는 한글이름 파일은 거의 없었다.그러나 13일 현재‘나훈아’‘심수봉’‘god’등 한국가수 이름 검색어에 반응을 보인다.한국인 접속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영어권 프로그램인 윈엠엑스 대중화에 가장 큰 장애요소인 언어장벽도 네티즌끼리 힘을 합해 해결에 나섰다.윈엠엑스MP3(www.winmxmp3.wo.to)에서는 윈엠엑스 한글사용설명서와 윈엠엑스를 한글화해 주는 패치 프로그램을 올려놓았다.통신망 나우누리에도 한글패치가 올라와 매일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다.이밖에 ‘이동키’등이 소리바다의 대안으로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있다.[별표 참조]
◇소∼리바다! 짝짝짝짝짝!= 소리바다 되살리기 운동도 활발하다.‘승주의 소리바다 지킴이’(www.soundsea.ce.ro)에서는 운영자 엄승주씨가 소리바다 폐쇄를 반대하는 응원가를 작사·작곡·노래했다.이 응원가는 “니네(음반사)들이 만든 음반이 만원 값어치나 하는 거냐.”라며 음반시장 불황은 음반사책임이라고 주장한다.네티즌 ID 세인트4477은 “소리바다때문에 음반시장 불황이라는 말은 짜파게티때문에 자장면 안 팔린다는 말과 똑같다.”며 소리바다 폐쇄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윈엠엑스가 소리바다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다양한 파일을 폭넓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즉,소리바다가 주로 MP3 위주로 파일을 공유한 데 비해 윈엠엑스는 영화·게임 등 다양한 파일을 공유한다.따라서 MP3파일 공유를 목적으로 윈엠엑스 류의 P2P프로그램이 일단 대중화하면 다른 대용량 파일의 공유도 손쉽게 이루어진다.즉 저작권 침해가 단순히 음악 저작권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한국음반협회 박경춘 회장은 “정부당국과 협조해 소리바다와 유사한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설령 윈엠엑스를 단속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네덜란드에서 이미 합법화된 카자(KaZaA)나,냅스터와는 달리 중앙서버가 필요 없는 베어쉐어(Bearshare)모피어스(Morpheus)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료화,가능한가= 예당·대영에이브이 등 국내 유수 음반사들이 최근 소리바다와 인수협상을 벌이거나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소리바다가 유료화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그러나 소리바다와 같은 P2P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데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각 개인이 만든 MP3 파일은 품질이 고르지 않은데다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외 수백만곡에 이르는 음악을 저작권 계약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결국 인수에 참여한 몇몇 음반사가 라이센스를 가진 음악만 제공하는 부분 서비스가 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2002-08-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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