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대박과 쪽박
기자
수정 2002-08-10 00:00
입력 2002-08-10 00:00
그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벌들은 1년 내내 부지런히 벌통에 꿀을 날랐다.슬그머니 욕심이 났다.친지들의 돈은 물론,은행에 빚까지 내어 벌통을 잔뜩 사들였다.하지만 몇년이 못가 대박은커녕,쪽박을 차는 신세로 전락했다.벌들이 이곳에는 겨울이 없다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다.벌들은 사시사철 꽃이 피는 이곳에서는 겨울에 대비해 힘들여 가며 꿀을 모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2년 전 벤처투자로 수십억원을 벌었다고 소문났던 친구를 만났다.‘100억원만 채우고 손을 떼겠다.’고 했다가 결국 빈털터리가 됐다나.‘빚에 쫓기고 패가망신한 사람들보다는 낫다.’는 변명(?)이 못내 안쓰럽기만 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2-08-10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