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5일근무제’로 시민단체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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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7-23 00:00
입력 2002-07-23 00:00
“주 5일제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생각케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주 5일 근무를 하는 직장이 늘면서 시민단체도 활기를 띠고 있다.주말 이틀간의 연휴를 보람있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시민단체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해 시민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7,8월중 시민단체가 여는 각종 행사와 강좌가 일찌감치 마감됐고 회원 가입 문의전화도 부쩍 늘고 있다.특히 시민단체들은 주5일 근무제로 여유 시간이 늘어난 시민들을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짜는데 고심중이다.

환경운동연합 박경애(34) 간사는 “3년째 7월에 회원대회를 열고 있는데 예년과는 달리 대부분 강좌가 조기 마감돼 올해는 내실있는 활동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양세진(36) 시민사업국장은 “올해는 여름캠프에 참가하려는 시민들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미나식 프로그램을 참여와 재미에 중점을 둔 내용으로 개편해 시민들 곁으로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평일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참여연대는 주말 위주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우선 8월2일∼4일 회원들과 함께하는 가족 캠프를 연다.어른들을 위한 심야 영화상영과 ‘어린이 꿈나무학교’프로그램를 마련했다. 다음달 27일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자연스럽게 분단의 실상을 보여주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한다.

문화연대는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중이다.현재 벌이고 있는 ‘문화권리 찾기 운동’도 이런 맥락의 프로그램이다.

이동연(38) 사무처장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즐기는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여행이나 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욕구를 담아 낼 문화적 토대나 의식이 형성되어 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전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와함께 시민들의 관심이 직장에서 가정과 사회로 이동하는 변화에 발맞춰 활동 계획을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인숙(44) 사무총장은 “주 5일제 근무로 남성들이 가정으로 돌아오는 조건이 성숙될 것으로 본다.”면서 “반대로 여성의 사회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성공회대 NGO대학원 박성준(62·평화학과) 겸임교수는 “자기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물질적인 생존에만 매달려 있으면 안된다는 자각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시민단체는 개인적인 삶의 가치를 사회적인 가치로 승화시키는 장(場)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2002-07-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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