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무분별 안전진단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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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7-12 00:00
입력 2002-07-12 00:00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사실상 재건축을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을 정도로 으레 건물이 위험하다는 내용을 담은 안전진단 보고서가 무더기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자치구에서 해오던 재건축 안전진단 보고서에 대한 검증을 지난 3월23일부터 시가 직접 실시한 결과,지난달 말까지 제출된 30개 아파트 및 연립단지 가운데 8곳의 보고서만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나머지 22곳 가운데 19곳의 보고서는 ‘부적합’판정을 받았고,1곳은 서류가 짜깁기된 것으로 드러나 반려됐다.2곳은 검증이 진행 중이다.

이들 30개 단지에 대한 안전진단은 앞서 자치구가 실시한 검증에서는 모두‘D’등급 이하 판정을 받아 재건축이 필요한 것으로 통과됐으나,이번에 무더기로 부실 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시 관계자는 “보고서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단지들은 대부분 20년이 안돼 잔존가치가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 등을 통해 다시 사용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대상 여부를 판정하는 사전평가도 한층 강화돼 지난달 말까지 사전평가를 신청한 71개 단지 가운데 55곳이 반려되거나 보수 사용 판정을 받았다.

주택건설촉진법상 재건축 아파트의 안전진단 여부에 대한 판단 권한을 지닌 기초자치단체장이 지역 주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대부분 형식적인 요건만 보고 적합 판정을 내림으로써 재건축이 무분별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다.실제로 1988년 이후 자치구로부터 안전진단을 받은 1068곳 가운데 전문기관의 ‘불가’ 판정을 받은 곳은 4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관할 구청장이 시장에게 안전진단 검증을 의뢰하고 시가 유권해석을 내리는 방식으로 바꿔 운용하고 있다.시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단’을 운영,안전진단이 절차와 항목을 짜맞추지 않고 적합하게 이뤄졌는지,전문기관과 적정 이윤의 최저가에 계약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편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는 여전히 기초자치단체장이 안전진단에 대한 적합 여부를 판정하고있는 것과 관련,정부는 주택건설촉진법 해당조항을 개정해 안전진단 적합 여부 판정 권한을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2002-07-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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