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의혹’ 먼저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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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23 00:00
입력 2002-06-23 00:00
검찰이 또 의혹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고 있어 걱정스럽다.검찰이 갖가지 비리사건을 수사하면서 로비에 휘둘렸다는 의혹은 자칫 검찰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차남 홍업(弘業)씨의 분신 같은 친구 김성환(金盛煥)씨 등은 3건이나 검찰 수사를 무마해 준다며 모두 17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이다.검찰은 그러나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못한 채 “검찰 수사 과정에 외부의 청탁이나 압력은 없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검찰의 주장은 그러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문제가 된 사안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검찰 의혹’이 훨씬 그럴듯하다.무역금융 사기사건의 새한그룹 당시 이재관 부회장은 수사의 고비마다 홍업씨와 김씨 등에게 거액을 건넸다.이 부회장은 기소는 됐지만 끝내 구속되지는 않았다.김씨 등의 수사 청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그러나 이 부회장과 생면부지의 김씨 등이 무슨 까닭으로 15억원을 주고 받았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김씨는 1998년 7월엔 5000만원을 받고 뇌물 공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간부를 찾아가 홍업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선처를 청탁하기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홍업씨 등의 비리를 파고 들기 전에 이 사건에 검찰 간부의 관련설을 먼저 풀어야 한다.김씨 등이 접촉한 것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는 굽어질 수밖에 없다.검찰은 그동안 검찰 내부 문제나 권력층 사건에는 떳떳하지 못했다.지난해엔 당시 신승남(愼承男) 총장의 동생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용호 게이트’에 특검이 도입됐다.또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이사에게 수사 상황을 전해 준 것으로 알려진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은 아직도 현직에 있다.지난달 4일 김성환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한 검찰은 홍업씨를 사법 처리하는 데 무려 47일이나 걸렸다.

어찌된 영문인지 대형 권력비리 사건엔 약방에 감초처럼 검찰이 끼여 있다.경기도 부천시 신앙촌 재개발 비리 사건에선 검찰 고위 간부의 뇌물 의혹까지 설왕설래한다.검찰은 내부 정화작업을 서둘러야 한다.의혹 당사자들을 소환해 자초지종을 물어야 한다.그리고 허물이 있었다면 합당한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검찰은 홍업씨 사건에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사회 일각의 목소리를 새겨 들어야 한다.부정과 비리 척결은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검찰의 즉각적인 자정작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2-06-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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