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편승 ‘악재’털까 말까? 현대車등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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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18 00:00
입력 2002-06-18 00:00
‘이 심정을 누가 알아?’현대자동차가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로 막대한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노사협상 난항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이처럼 겉으론 월드컵 특수로 웃지만 속내가 곪아터지는 기업이 적잖다.노사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기업들은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속앓이가 이만저만 아니다.월드컵 붐에 편승해 ‘이참에 골칫거리를 털어버리자.’는 기미마저 엿보인다.“월드컵 개최로 국운융성의 호기를 맞은 이때 누가 노사분규를 곱게 보겠느냐.”는 판단이 깔려 있는 듯하다.

●현대차 파업 위기= 월드컵 공식스폰서인 현대자동차 노사는 17일 자정까지 임금협상을 벌였다.

노조는 임금 12만 8880원 인상과 순이익 30% 배분,97년 성과급 지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반면 회사측은 임금 7만 7800원과 각종수당 1만 2200원 인상,성과급 200% 및 97년 성과급 지급안을 내놓아 서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온 노조측은 회사측이 임금인상과 당기순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지 않을 경우 18일 사실상 전면파업에돌입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협상에서 1·4분기 순이익이 5860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환차익과 특소세 인하 때문이라며,2·4분기 이후에는 환차익이 감소하고 특소세가 환원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노조측의 양보를 요청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익이 조합원의 노력으로 달성된 만큼 조합원에게 주주와 같은 비율인 30%의 순이익을 배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8일부터 주간 6시간,야간 8시간 등 보다 강도높은 파업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두산중공업도 ‘노사 갈등’= 두산중공업도 마음 고생이 심하다.

노사는 올들어 노사교섭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했지만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회사측이 파업을 벌인 조합원과 노조간부에 대해 징계·고소고발을 추진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사간의 교섭도 무기한 보류됐다.

●SK텔레콤 ‘KT 속앓이’= SK텔레콤은 KT지분 매각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아 고민이다.

회사 밖에서는 ‘붉은악마’ 열풍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가 보통 편치 않다.

정보통신부와 KT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탓이다.양승택(梁承澤) 정통부 장관은 최근 “SK텔레콤이 KT의 2대주주 이하가 될 때까지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KT 지분을 계속 갖고 있으면 정부나 KT의 압박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를 매각하면 “왜 KT 지분에 2조원을 쏟아부었느냐.”는 주주들의 비난에 시달리게 돼 진퇴양난에 처한 형국이다.

●‘그럴 바엔 정면승부?’= 이들 기업 일각에서는 월드컵을 계기로 현안을 정면 돌파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법대로 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온 나라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고 있는 마당에 노조의 임금인상 등 ‘자기 몫’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며 득실을 따지는 모습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노사가 이성적인 접근보다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감정적인 싸움에 치중,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집단적 에너지의 승화가 아쉽다.”고 말했다.

박건승 전광삼기자 ksp@
2002-06-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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