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포르투갈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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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14 00:00
입력 2002-06-14 00:00
우리가 16강에 올라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16강에 오르게 되면 당장 한국을 대하는 외국의 시선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분단과 개고기의 나라’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축구 강국’‘희망과 열정의 나라’로 각인된다.또 외환위기,고실업,각종게이트 등으로 삶에 지쳤던 국민들에게 다시 뛸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추산했듯이 월드컵 개최에 따른 부가가치 효과는 11조원인 반면 16강 진출은 18조원에 이를 정도로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우리 기업의 이미지와 수출상품의 경쟁력도 자연스레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이다.온 국민이 함께 염원하고 성원한 목표를 달성한 데서 오는 자긍심과 국민 통합이라는 무형의 자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가 있다.이는 돈이나 권력으로도 얻을 수 없는 자산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붉은 응원 물결이 펼치는 파노라마는 한국을 상징하는 소중한 문화자산이 됐다.앞으로 어떤 축구경기에서도 붉은 악마의 열정적인 응원은 빠트릴수 없는 화두(話頭)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따라서 오늘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문학경기장을 비롯,서울의 광화문과 시청 등 전국의 길거리에서 응원전을 펼칠 국민들은 한국 신(新)문화의 전도사라는 위치를 한순간이라도 망각해서는 안된다.한순간의 실수나 방종이 전 세계의 매체를 타고 전파될 경우 그동안 힘겹게 쌓아올린 공든 탑이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속출하는 ‘이변’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 경기의 결과가 응원의 강도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하수가 고수를 꺾는 이변이 있기 때문에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것이다.마지막 순간까지 ‘정정당당 코리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2-06-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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