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전 살인사건 혐의 케네디 처조카 유죄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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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09 00:00
입력 2002-06-09 00:00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로버트 케네디 전 미 법무부 장관의 처조카인 마이클 스카켈(사진·41)이 27년 전 이웃에 살던 동갑내기 15세 소녀 마사 목슬리를 살해한 혐의로 7일 유죄 평결을 받았다.

마사는 1975년 10월 코네티컷주 벨 헤이븐에 있는 자신의 저택 내 나무 밑에서 골프채에 머리를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수사 결과 범행에 사용된 골프채는 스카켈의 어머니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스카켈이 마사가 자신의 형 토머스를 더 좋아하는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스카켈 외에 토머스와 스카켈의 가정교사였던 케네스 리틀턴도 혐의선상에 올랐으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본격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케네디 가문이라는 배경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전직 경찰과 범죄작가들이 마사의 살인사건을 스카켈의 범행으로 결론짓는 책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이 사건은 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대배심은 1998년 재수사를 명령했고 2000년 1월 검찰은 스카켈을 살인 혐의로 체포,기소했다.

변호인은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죄를 자신했으나 검찰은 스카켈의 주변 행적과 진술에 초점을 맞췄다.

변호인단은 마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스카켈이 수마일 떨어진 친척 집에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주장했으나 검찰이 최후 논고에서 스카켈이 한 범죄작가에게 사건 당일 마사를 만나러 갔다고 고백한 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제시,소송은 유죄쪽으로 기울었다.

스카켈 자신의 고백이 그의 발목을 붙잡은데다 변호인측의 알리바이를 뒤엎은 작가들의 육성 인터뷰 내용이 유죄 평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변호인단과 스카켈의 가족들은 ‘마녀사냥’에 치우친 엉터리 소송이라며 항소를 주장한 반면 숨진 마사의 어머니는 “오늘은 마사를 위한 날”이라고 흐느꼈다.

선고는 다음달 17일 내려지며 형량은 10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mip@
2002-06-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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