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범선
기자
수정 2002-06-07 00:00
입력 2002-06-07 00:00
그러나 범선은 모형일지라도 역동감이 남다르다.마스트에 스무개가 넘게 촘촘히 가로질러 있는 돛들은 서로 긴장의 음계를 이룬다.터질 듯 팽팽한 돛들은 목청이 터져라 바닷바람을 부르는 것 같다.
현대 선박은 이런 거추장스러운 돛에서 해방됐다.엔진을 완벽히 숨겨버린 선박은 간결하면서도 완결미가 넘친다.맨 가슴팍을 드러낸 범선이 제 인생담을 과장스레 떠벌려대는 근대문학적 인물이라면,속을 알 수 없는 현대 선박은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소설 주인공 같다.
모형 범선을 본다.흉중과 배포를 백퍼센트 드러내던 구시대적 인간형이 그리워진다.물론 선거철을 맞아 주위에 갑자기 많아진 헛바람 든 자기 선전형과는 다르다.
김재영 논설위원
2002-06-07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