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홍업씨 소환 연기/ 조세포탈 만으로는…
수정 2002-05-27 00:00
입력 2002-05-27 00:00
사법처리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라는 부정적인 예측과 함께 오히려 확실한 사법처리를 예고하는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홍업씨가 돈세탁한 자금 28억원을 찾아냈고,고교동기인 김성환씨에게 18억원을 빌려주고 15억원을 돌려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또 홍업씨의 대학동기 유진걸씨가 홍업씨 소유자금으로 의심되는 32억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해온 사실도 밝혀내는 소득을 올렸다.지금까지 확보한 단서만으로도 조세포탈 혐의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소환을 월드컵 이후로 미룬 것은 여전히 ‘국민이 납득할 만한 확실한 범죄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거나‘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확실한 혐의’를 찾아내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등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26일 “월드컵 기간 중 홍업씨 소환을 제외한 다른 수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수사의지는 변함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수사팀은 월드컵 기간 중에는 계좌추적에 주력하면서 입원중인 유진걸씨가 퇴원하는 대로 유씨를 소환,조사해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반면 홍업씨측은 “조세포탈이라면 몰라도 다른 혐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표적 수사’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은근히 검찰을 몰아세우고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원칙대로 수사를 하면 되는 것이지 김홍업씨 소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한나라당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시간을 벌었지만 부담은 오히려 커진 듯 보인다.월드컵 이후에도 ‘대가성 있는 자금’등 확실한 단서를 내놓지 못한다면 정치권은 물론 검찰 내부의 비판까지 각오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2-05-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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