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방제초소서 ‘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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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5-21 00:00
입력 2002-05-21 00:00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구제역 퇴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가운데 구제역 발생지에서 ‘술판’을 벌이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방제작업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충북 진천군 건설과 이모(31·8급)씨 등 이월면 사곡리 자연부락 은행정 입구 초소 근무자 4명은 20일 자정 전후로 1시간 동안 통닭 1마리와 소주 2병을 사다 나눠 마셨다.사곡리는 지난 3일 구제역이 충북에서 최초로 발생한 곳으로 돼지 1050마리가 살처분됐다.구제역 초소는 발생 다음날인 4일부터 주민과 자치단체 및 군·경 합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초소 옆에 육군 화학전에 사용되는 5t짜리 카고 차량 2대 등을 대기시킨 채로 술판을 벌였다.

이씨는 “근무시간중 야식을 하던 차에 며칠씩 고생하는 군인을 생각해 술을 사왔다.”며 “다른 구제역 초소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날 진천군 광혜원면 광혜원리 음성지역 경계초소에서도 근무자들이 소주를 사다 술판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진천과 음성지역의 40개 초소를 제외한 옥천IC 초소 부근 등 충북도내 상당수초소는 근무자들이 아예 야간근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구제역 발병률이 더욱 높아진다.충북에서는 구제역으로 돼지 2만 4536마리,젖소 45마리 등이 살처분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진천·음성을 제외한 곳은 근무 자율지역으로 근무자들이 없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진천 이천열기자 sky@
2002-05-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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