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물과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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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5-09 00:00
입력 2002-05-09 00:00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은 공자를 추방했다.그런데 공자를추방한 그 혁명의 성공이 공자의 가르침을 실전에 활용한덕택이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공자가 자하(子夏)에게 물었다.“군주가 어떤 것인지 아는가.” 자하가 대답했다.“물고기가 물을 잃으면 죽는 것이요,물은 물고기를 잃어도 물인 것과 같습니다.” ‘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인민 없는 혁명은 없다.’는마오쩌둥(毛澤東)의 명언은 기실 어릴 적 읽은 논어(論語)에서 따온 말이다.

어떤 정치인이 국민을 호랑이에 비유했지만 국민은 결코무서운 존재가 아니다.국민은 물처럼 부드러워 모난 그릇에 담으면 모나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게 순응한다.단,그 물이 노도(怒濤)로 변하면 호랑이보다 훨씬 무섭다.

위정자 치고 이 정도 귀동냥 안한 사람 없으니 너도나도국민의 마음을 사려고 애쓰는 것은 사실이다.허나 그것이억지로 되는 일이던가.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듯 저절로몸에 익어야 하거늘,물과 친해지는 첫째 비결이 먼저 몸에 힘을 빼는 것임을 모르는 것 같다.

김재성 논설위원
2002-05-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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