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도 영유권’ 외교이슈화 실익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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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4-11 00:00
입력 2002-04-11 00:00
최신일본사를 관통하는 역사관은 확실히 말썽 많은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소샤 교과서와 아주 유사하다.검정통과 과정도 거의 같다.
최신일본사 검정신청본은 고대사에서 일본세력이 임나에거점을 두었다거나,근대사에서는 일본 정부가 식민지 조선에 ‘보충금'을 투입해 도로 개보수,철도·수도 건설,전기·통신망 구축,농림수산업 육성,의료·위생시설 확충,초등교육제도 확립을 추진하는 등 민생 안정에 힘썼다는 식으로기술했다.문부과학성은 검정신청본의 88개 부분에 대해 시정의견을 제시했는데,그 중에는 한국 등을 염두에 둔 ‘근린제국조항'과 관련된 것도 많이 들어 있었다.집필자들은 검정 합격을 위해 수정지시를 받아들였고 검정합격본은 현재사용중인 교과서 내용으로 되돌아갔다.지난해 ‘새 역사교과서’ 문제로 홍역을 치른 한·일 정부가 막후에서 나름대로 노력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최신일본사의 검정합격은 한·일간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국민 감정을 민감하게 건드릴 수 있는 영토문제를 너무 직설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교과서는 “우리나라(일본)의 고유영토가 타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한뒤 “한국이 시마네현 죽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기술햇다.이 내용은 교과서의 마지막 부분,‘현대 일본의 과제'라는 항목에 기술돼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교과서가 지향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결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정지시를 내릴 명분도,필요도 없었을 것이다.교과서의 필자들은 이 점을 간파,작은 것을 버리고 큰것을 얻는 절묘한 수법을 구사했다.반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확신하고 있는 한국인들로서는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독도의 영유권을 ‘현대 일본의 과제'라고 명백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은 한·일간 ‘역사갈등'을더욱 부채질하게 될지도 모른다.국제화가 아무리 진전됐다고 하더라도 영토문제는 아직도 국민들의 원초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뇌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한 영토문제가 ‘역사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다.독도 문제는 현재까지는 한국이 우위에 있다.역사적 연원이나 국제법적인 해석,실효(實效)적 지배를 하고 있는 점에서 한·일간‘외교이슈화’하지 않는 게 유리한 방법일 수 있다. 역사인식이란 ‘감정적’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점도 강조하고자 한다.
정재정 서울시립대교수
2002-04-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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