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경선 언론공방뿐인가
수정 2002-04-09 00:00
입력 2002-04-09 00:00
지금 벌어지고 있는 두 후보간의 언론 관련 공방은 몇 가지 점에서 대단히 잘못 가고 있다.우선 노 후보가 이른바‘특정 언론사의 국유화’와 ‘언론사 폐간’ 등을 발언했는지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논란이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노 후보가 작년 8월 일부 기자들과술자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말했다는 내용은 현재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현실적으로도 밝혀지기가 쉽지 않은 것들이다.따라서 진실 여부가 불분명한 내용을 두고 논쟁을 거듭하는 것은 그야말로 소모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여당의 차기 대통령후보를 뽑는 경선의 논쟁이수많은 정책과 국정 현안을 두고 유독 언론 공방에만 매달리는 듯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처사라고 하겠다.한반도에새로운 화해의 물결이 일기 시작하고,이제 막 회복세를 보이는 우리 경제의 내실 확충도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의 국제 무역전쟁의 조짐도 예사롭지가 않다.명색이여당의 대선 후보 경쟁이라면 광범위한 국정 현안에 대한포부와 소신을 피력하면서 지지를 호소해야지,과거의 언론발언을 두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해도 과연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남은 경선일정에서라도 보다 생산적인 의제를 설정하여 차원 높은 논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초반에 70∼80%선을 유지하던 경선 투표율이 최근 50%대로 뚝 떨어진것도 음모론,색깔론에 이은 부질없는 언론 공방 모습과도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또 노 후보와 특정 언론사들과의 대립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노 후보는언론이 대결의 대상이 아님을 인식해야 하며, 해당 언론사들도 특정 사안에 관해 지나치게 많은 지면으로 보도하는등 감정적인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노·이 두 후보와 언론사들은 자제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2002-04-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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