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분양가 인하’ 요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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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4-08 00:00
입력 2002-04-08 00:00
“치솟는 분양가,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 최근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자 20,30대 직장인과 서민이 겪는 어려움을 정부와 건설업체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이끌어내려는 시민·소비자단체들의 움직임이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청년연합회(KYC)회원들은 지난 4일 ‘한국주택협회이사회의’가 열린 서울 메리어트 호텔 입구에서 ‘아파트 분양가 내역 공개와 분양가 거품 제거’등을 요구하며 1시간동안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주택협회 이사회 임원들에게 전달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직장인들의 호소문’을 통해 “서울지역아파트 분양가는 자율화 이전인 지난 97년 평당 464만원에서 3월말 현재 평당 844만원으로 4년 동안 81%나 올랐다.

”면서 “이는 봉급생활자의 임금인상률이나 물가인상률과는 비교도 안될 뿐더러 같은 기간의 평균 매매가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지난 1일 서울시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적극 개입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건설교통부는 ‘행정권 남용'을 운운하며 ‘분양가 자율화'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건교부가 집값,전셋값의 폭등과 가계대출의증가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을 두번씩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준호(33)사무처장은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고 이 시세가 다시 분양가를 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결국 집없는 서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시장의 분양가 규제는 물론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마련과 부동산 세제개편을 조속히 실행해야 하며 건설업체 또한 분양가 산정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동당 등도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요구했다.

참여연대 시민권리국 안진걸(31)간사는 지난 3일 논평을통해 “건설업체들은 자재의 고급화 등 건축비 증가를 들어 소형 아파트까지도 주변 시세의 두배에 가까운 분양가를 책정,가격 부풀리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 99년까지 시행됐던 ‘아파트 분양가의 원가연동제 지침’의 부활과 아파트 분양가의 전면 공개를 요구한다.”고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연맹 등 소비자 단체도 ‘분양가 감시기구’를 만들어 분양가 결정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면서 주택업체들의 과도한 분양가 인상에 제동을 걸고나섰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사무총장은 “아파트분양 열기에편승한 건설사들의 분양가 띄우기로 서민들이 내집을 마련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정보공개를 청구해 건설사들의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건설업체들이 기업비밀 등을 이유로 정보공개를거부하면,정보 비공개결정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내는 한편 YMCA,녹색소비자연대,시민의 모임 전국 소비자 단체 등과 함께 각종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또 1인 시위,거리 캠페인,사이버 항의시위,서명운동 등은 물론 앞으로 있을 서울시장 및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주택정책 관련 질의서도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2002-04-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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