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KT지분 살까 말까
수정 2002-04-05 00:00
입력 2002-04-05 00:00
정보통신부가 KT 지분참여 한도를 15%에서 5%로 제한하겠다고 ‘유(U)턴’하면서 이에 따른 이해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
KT 지분참여에 가장 적극적이던 삼성은 맥이 빠진 분위기다.5% 지분으로는 경영권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전략 수정도 고려하고 있다.
반면 LG·SK 등은 삼성이 독식할 우려가 사라졌다고 반기고 있다.이제는 ‘보험’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지분 참여가필요한 지를 따지고 있다.
[삼성,입장 바뀌나] 삼성은 KT 지분을 15% 사들여 정보기술(IT) 분야의 강자로 자리잡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던 것으로알려졌다. 외국인 지분 등 우호 지분을 감안하면 15%만으로도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삼성전자내에 KT 인수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한것도 이같은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KT 지분을 5%만 인수해도 1조원 안팎의 거금이 든다.
삼성측은 경영권을 차지하지 못하면 거액을 쏟아부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은 KT인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히고 있다.한 관계자는 “무노조 경영원칙에서 볼 때 경영권 유지문제 외에도 KT 노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현재 삼성전자에 신사업팀이 있지만 디지털컨버전스 등미래산업 관련한 논의만 하고 있을 뿐이며 KT 지분인수 등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SK와 LG] SK와 LG는 삼성이 대주주로 나설 기회가 사라졌다고 반기고 있다.따라서 주된 관심사도 어느정도로 지분 참여를 할 것이냐로 바뀌었다.
SK는 정부가 KT의 경영권을 한쪽에 몰아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지분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SK는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50% 이상을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선시장까지 독식하려 든다는 비난을 우려하고 있다.SK 관계자는 “정부가 KT의 경영권을특정기업에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KT 매각방침이 확정되면 참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도 역시 유·무선 통신서비스 업체는 물론 통신장비 제조업체까지 보유한 마당에 선뜻 KT 지분 참여에 나서기가어려운 형편이다.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지분인수 작업에 착수하면 방어차원에서라도 일정 지분을 보유할 방침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2-04-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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