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세계경제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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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4-05 00:00
입력 2002-04-05 00:00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우려가 일고 있다.

악화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사태로 원활한 석유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뉴욕시장에서는 지난 2월1일 배럴당 20.38달러이던 원유가 2개월만인 1일 30%나 오른 배럴당 26.88달러에 거래됐다.소매 휘발유가격도 지난해 12월 갤런당 평균 1.15달러에서 4월 현재 평균 1.38달러로 뛰었다.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하루에세계 전체 소비량의 25%인 1950만배럴을 소비한다.이 가운데 54%를 수입하고 있다.때문에 테러 재발과 중동사태 악화 등에 따른 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하고 있는 미국에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가 상승세가 지속돼 원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등 석유화학 제품과 비행기 등 운임, 비료 가격 등이 오르면 세계 경제회복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 밀워키 소재 투자은행인 로버트 W 버드 앤드 코의석유산업 분석가 조지 개스퍼는 “지난해 4·4분기 1.7%를기록했던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 1·4분기에는 4∼5%로 치솟는 등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6∼12개월 사이에 유가가 27달러선을 넘으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필리핀 등 원유 전량을 수입하는 나라들의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들썩이게 되고 중앙은행이 결국 금리를 올리고 민간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그렇게 되면 그동안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저금리 기조와 민간소비에 찬물을끼얹어 경기가 다시 침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뉴욕증시도 약세를 면치못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일 전날보다 1.12%(115.

42포인트) 떨어진 1만198.29에 마감했고,나스닥종합지수는이날 1.11%(20.05포인트) 밀린 1784.35에 끝났다.



하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연구원 로버트 케르는 “유가 강세가 경제회복에 영향은 미치겠지만 수급기조가 탄탄해 충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주현진기자 jhj@
2002-04-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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