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전기(傳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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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27 00:00
입력 2002-03-27 00:00
정신분열증을 극복하고 노벨경제학상까지 받은 천재 수학자 존 포브스 내시의 이야기인 ‘뷰티풀 마인드’는 최우수작품·감독·여우조연·각색 등 주요 부문 상 넷을 차지해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영국 출신 철학자 겸 소설가인 아이리스 머독의 생애를 그린 ‘아이리스’도 남우조연상을 타냈다.비록 상을 받진 못했지만,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전기영화 ‘알리’에서 주연한 윌 스미스는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구미 영화계에서 전기영화는 흥행과 작품 완성도에서 결코뒤지지 않는 주요 장르로 행세해 왔다.그들이 다룬 인물의면면은 꽤 다양하면서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가령 ‘아라비아의 로렌스’(63년 아카데미 감독상 등 7개 부문)를 보게 되면 제1차세계대전 당시 중동의 정세를 이해하면서 무명의 한 영국군 장교가 벌이는 영웅적인 활약상에 감동하게 된다.또 미국 컨트리싱어 로레타 린의 이야기인 ‘광부의 딸’(81년 여우주연상)에서는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부부의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사랑이 가슴 뭉클하게 전달된다.
반면 우리 영화계에서는 전기영화가 그리 뛰어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한때 이순신·안중근 등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유행한 적이 있으나,‘국책영화’라고 해서 작품 외적인보상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이 많았기에 팬들의 주목을 끌 수 없었다.그러나 우리 영화계도 전기영화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반만년 역사에 격동의 근현대사를 보낸 우리 민족에게 그 소재는 무궁무진할 것이다.그런 점에서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을 그린 ‘취화선’,세계타이틀전 현장에서 스러진 권투선수 김득구를 다룬 ‘챔피언’이 제작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머잖아 김구나 장준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용원 논설위원 ywyi@
2002-03-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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