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제일·하나銀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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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20 00:00
입력 2002-03-20 00:00
제일은행과 하나은행이 추진해온 합병이 또다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이 최근 ‘입장차가너무 크다.’며 협상결렬쪽에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매각대금을 올리고 경영권 확보를 위한 압박용이란 분석도 있다.

[협상할 수록 멀어진다?] 제일은행 고위 관계자는 19일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뉴브리지의 아시아지역 책임자가 참석,합병을 더 이상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매각대금과 경영권 확보에 있어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며 “조건이 맞지 않다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주주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주식가치산정작업을 벌여왔으나 제시가격이 2배 가량 차이가 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경영권을 둘러싼 신경전도 팽팽하다.하나측 관계자는 “가격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제일측의 영업력이 호전되지 않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가격이나 경영권 논쟁은 협상의 당연한 과정”이라며 재추진 가능성도 남겨놓았다.

[사전포석 의혹도] 금융권에서는 양측이 최근 인력감축에합의하고 제일측이 상장폐지 유예신청을 내는 등 합병을활발히 추진해온 상황에서 제일측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와하나측을 압박하기 위한 ‘최후의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일측이 상장폐지 유예신청을 하는 등 합병을 앞당기기 위해 서두른 것으로 알고있다.”며 “협상조건을 유리하게 이끌고 최근 논란이 된사후손실보전(풋백옵션)과 관련,정부의 양보를 얻어내려는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2-03-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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