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되는 北 핵합의 파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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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15 00:00
입력 2002-03-15 00:00
북한이 13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미 공동성명과 제네바 핵합의 등 합의사항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비록 북한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 계획이 사실로 확증되는 경우’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이 정도의 표현을 덧붙였다고 해서 대화를 위한 경고용 제스처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북한의 핵합의 파기 경고는 2년째 계속되는 미국의 대북 강경태도와 핵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최근의 ‘핵태세 보고서’에 기인한 바가 크다.핵개발 및 사용 금지 북·미 합의의 기본정신을 미국이 먼저 흔들고 나섰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마냥 합의를 재검토하겠다며 강경대응만으로 치닫는 것도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북한도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핵투명성에 대해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핵개발 중단과 경수로 제공을 약속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제 와서 당사자들이 거꾸로 몰아가는 것은 합의의 위반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지지도 얻지 못할 것이다.



한반도의 상황과 관련해 남북한은 물론 주변국의 최대 목표는 평화정착이다.평화는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그런 점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을위협하고 북한도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받아 친다면 대화의여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게다가 대화의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제네바 합의에 따라 경수로 핵심부품이 전달되는 내년이면 어쨌든 북한도 핵사찰을 받아야 하고 이를 거부한다면 미국도 다른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북한과 미국이 좀 더 유연한자세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미국은 말로는 대화를 하자고하지만 대화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을 버리지 않고 있다.북한도 예의 ‘벼랑끝 전술’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미국도 이제는 대북 강경책을 접고 제네바 합의의 바탕위에서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북한도 냉정하게 실리를 따져 미국과의 대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그 계기의 가장 빠른 지름길은 남북대화일 것이며 그 다음이 중국 등 주변국의 도움일 것이다.
2002-03-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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