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美핵보고서 해명하라”
수정 2002-03-12 00:00
입력 2002-03-12 00:00
러시아와 중국은 11일 미국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외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국제 사회를 안심시키고 (이번 사태를)명확히 해명하기 위한 미 고위 관리의 성명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만일 이같은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면 (국제 사회의) 우려와 유감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쑨위시(孫玉璽)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다른 많은 국가들처럼 중국은 매우 충격을 받았으며,미국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설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말했다.
쑨 대변인은 “핵보유국들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무조건적인 약속을 지켜야 하며, 비핵국가들을 위협해서는안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양국은 서로를 공격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합의했었다.”고 강조했다.
알리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은 “이계획은 미국이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도 미국이최악의 폭력을 유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리비아의 아프리카 담당 장관인 알리 아브드 알 살람 알투리키는 기자들에게 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 뒤 “미국이 세계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영국과 이탈리아 등은 이번 계획이 일상적인 군사계획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안토니오 마르티노이탈리아 국방장관은 “군은 때로 가설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계획들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10일 각각 방송에 출연,실제로 이같은 일을 행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이들은 또이번 보고서가 미국의 새로운 핵무기 정책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파월 장관은 “이 보고서는 신중한 군사 기획이지 구체적인 공격 계획은 아니다.”고 했으며,라이스 보좌관도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과 일부 국가가 이를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방안을 마련해 놓는 것은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고 말해 이번 계획이 일상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국방부 합참의장도이번 보고서가 “계획(plan)”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 의미를 축소시켰다.
박상숙기자 alex@
2002-03-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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