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관세’ 정면대립/ 세계 무역대전 불붙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2-03-07 00:00
입력 2002-03-07 00:00
‘21세기 세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미국이 자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과 일본 등 우방들에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어렵게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는 틀이 갖춰지기도 전에 암초에 부딪쳤다.

[유럽연합] 유럽연합(EU)은 수입철강에 관세를 물리기로한 미국을 즉각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5일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WTO 규정의 명백한 위반으로 즉각 제소할 것”이라며 “유럽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라미 집행위원은 “EU의 (시장)보호조치는 WTO 규정을 전적으로 준수하면서 취해질 것이며 신속한 대응을 위해 임시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며대미 보복조치가 이미 강구됐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EU가 선택할 수 있는 보복조치로 미국 철강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와 미국 기업들의 해외영업에 대한감세조치가 불법적 정부 보조라는 WTO 판정을 활용,보상액수를 대폭 올리는 방안을 들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미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수입 관세부과가 세계 경제의이익에 부합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일본 정부는 WTO에 미국 정부를 제소할 것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한국·유럽 등과 공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경제산업상은 6일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정도로 미국이 중대한 손해를 입었는지 의문이 든다.”는 담화를 발표,간접적으로 항의의사를 표시했다.

대미 수출이 사실상 중단돼 있는 열연강판 이외에, 이번조치로 반덤핑관세 대상에 들어있지 않던 냉연강판 등에도최고 30%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여 일본 철강업계의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일본의 대미 철강수출은 220만t이었다.

[러시아]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조치는 법적·경제적관점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양국관계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조치에 맞서 미국산 가금류에 대한 수입을 중단했다.러시아는 지난 3일 닭·칠면조 등 미국산 가금류에 대한 신규수입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항생제 사용에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으면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가금류 수입을 완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러시아는 미국이 전세계에 수출하는 가금류의 절반을 수입한다.

[중국] 중국 국무원 대외무역경제합작부는 “중국의 철강기업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므로 중국 정부는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면서 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대외무역경제합작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WTO 규정에 부합하지 않으며,중국 정부는WTO 분쟁 해결기구에 소송을 제기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고 강조했다.

김균미기자 kmkim@
2002-03-07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