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광객 식중독…월드컵 위생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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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04 00:00
입력 2002-03-04 00:00
국내 단체관광에 나섰던 일본인 관광객 53명이 3일 집단 식중독에 걸려 한때 입원치료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전문가와 시민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이런 일이 빚어진 데 대해 크게 우려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건당국이 식품제조업자와 조리사 등을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일본 관광객들은 이날 오후 늦게 입원치료를 받던 병원들에서 모두 퇴원했다.

<집단 식중독> 3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H호텔에 투숙하고이던 일본인 관광객 120명 가운데 시바(29·여) 등 53명이복통과 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보여 강북삼성병원과 백병원,국립의료원 등 근처 5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들은 전날 저녁 용산구 이태원동 대형 음식점에서 비빔밥과 갈비 등을 먹은뒤 근처 노점에서 딸기를 사 호텔에서 나눠 먹었다.시바는 “밤 11시쯤부터 일행과 함께 구토와 설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일본인 관광객 대부분은 딸기를 씻지 않고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본 도쿄(東京)의 R화장품 회사 직원들로 지난 1일 연수와관광을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입국했으며 4일 귀국할 예정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각 병원측은 환자들의 가검물을채취하는 한편 이들이 먹은 식당 음식물과 딸기 등을 수거,정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국립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세균성 식중독으로 추정되며,증세가 심하지는 않다.”며 “내일 오후 구체적인 검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 마련 시급>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한 미와자키(39·여)는 “6월 월드컵 대회를 보러 친구와 함께 한국을 찾기로 약속했는데 솔직히 조금 겁이 난다.”고 씁쓸해 했다.

병원 응급실을 찾은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관광객 수십만명이 몰릴 월드컵을 앞두고 위생상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면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수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박용신(朴勇信·34)정책부장은 “차츰 기온이 올라가는 만큼 집단 식중독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호텔과 주요 시설 등에 ‘음식물을 깨끗이 씻고 끓여 먹어야 한다.’는 외국어 안내문구를 부착해야 한다.”고지적했다.

월드컵문화시민운동 서울시협의회 송기영(43)과장은 “업소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청결상태를 관리해야 한다.”면서“청결하고도 외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정보 서비스를 조만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 초부터 5월말까지 전국의 식품제조업자와 영양사,조리사 82만명을 대상으로 특별위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교육을 받지 않는 업주에게는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리사와 영양사에게는 업무정지 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이영표기자 tomcat@
2002-03-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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