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건강보험재정 해법,상호신뢰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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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01 00:00
입력 2002-03-01 00:00
아침 조찬과 국회 보건복지위·법사위 참석,‘라디오정보센터 박찬숙입니다’ 인터뷰,중앙공무원교육원 자치단체부단체장 특강,교통방송 인터뷰,적십자사 서영훈 총재 면담….그리고 어제 마무리된 건강보험의 보험료 인상과 수가조정안에 대한 후속대책 마련,4대 중점과제 태스크 포스팀의 보고서 검토,국장 인선안 준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하루가 지나간다.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큰 원칙과 중심을 잃으면 일이 더 복잡하게 꼬이기마련이다.그때그때 상황분석과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보건복지부로 와서 나는 과연 내 소임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것일까.그저 일에 밀려 그냥 그 속에 파묻혀 있는것은 아닐까.’하는 반문을 해 본다.‘어제 정리된 수가조정안은 어떤가.가입자 대표들 말대로 대폭적인 조정안을추진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가입자들의 반발 끝에 표결 처리할 수밖에 없었지만,공익 대표들이 제시한 수가 2.9% 조정안은 최선의 방안이었다.
우리는 애초부터 의약분업 이전의 저수가 체제로 돌아갈수 없다는 것,환자의 생명과 질병을 고치는 일에 대해 비싸다,싸다는 표현이나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공동체의 일원인 의료계에서 수용해 줄 것을 호소했던 것이다.
사실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이 현행의 행위별 수가체계를악이용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수가조정안은 절대적 효과를 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5일 만에 병원에 올 사람을 3일 만에 오도록 조치하면 수가조정안은 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건강보험료 인상과 수가조정안의 결론을 낸 것으로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상호신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건강보험재정 문제는 정부나 가입자,의약계의 집단별 이해관계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와 풍토조성이 되느냐 못 되느냐에 달려 있다.지금과 같은 상호불신과 갈등이 지속되면 결국 우리 모두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약·정 모두가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가와 약가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모색이 있어야 한다.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소위원회에 관계 당사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방법,즉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6시30분이 되어 수행비서가 출근했다.
이태복 복지부장관
2002-03-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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