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호 긴급 점검] (3)한국만의 색깔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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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2-06 00:00
입력 2002-02-06 00:00
북중미골드컵대회를 통해 드러난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스스로도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마무리”라고 말했고 로이터 통신은 ‘화력 빈곤이 한국의 월드컵 희망을 흐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드러난 현상만 놓고 보면 골 결정력이 가장 큰 문제라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그러나 이같은 지적이 모든 책임을골잡이들에게 돌리는 어리석음으로 연결돼서는 곤란하다.전체적인 경기운영 잘못이 골 결정력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이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골드컵에서 드러난 골 결정력 부재는 전체적인 팀전술과 작전의 결과이기도 하다.마무리 능력이 없는 선수를 고집스레기용한 문제도 있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수비 또는 미드필더들의 효율적 뒷받침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한마디로 말해 체력과 개인기가 우세한 상대와 비슷한 작전으로 맞불을 놓은데서비롯됐다.결론적으로 우리 체형에 맞는 우리만의 색깔 있는축구를 구사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사실 한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이렇다 할 특징을 갖지 못한 채 어정쩡한 유럽축구 흉내내기로일관했다.

공격수와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전원이 90분 내내 하프라인을 넘나들며 중앙돌파와 대각선 패스에 의한 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공격의 기본틀이었다.

그러나 중앙돌파는 수비벽에 막히기 일쑤였고 대각선 패스는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맥이 끊기는 일이 많았다.그 결과공격수로 하여금 수비라인과 동일선상에서 상대와 몸싸움만벌이게 하는 안이한 패스가 속출했다.

또 감독의 취향대로 기술보다는 체력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지만 결국 미국전 등에서 드러났듯이 체력적인우위도 점하지 못한 채 후반에 가서 조직력이 일시에 무너지는 현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력만 강조하기보다는 스피드와 조직력을 한층 높이면서 측면돌파에 의한 공격루트의 다양화를 꾀하는 등 고유의 팀컬러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과거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감독의 주문대로 플레이가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볼을 빨리 보내라고 하면 엉뚱하게 내질러 버리는 일도 생긴다.”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작전도 좋지만 눈을 감고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탄탄한 조직력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박해옥기자 hop@
2002-02-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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