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월드컵,국제도시 도약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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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1-11 00:00
입력 2002-01-11 00:00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을 치르자면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못지 않게 중요한데,경기장 수준에 걸맞는 품위 있는 서비스가 차질없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선수 및 경기관계자 외에 축구를 좋아하는 많은 외국 관람객들이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기간에 우리나라를 방문할 터인데 과연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궁금하다.우리나라가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하였지만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은 아직도 국제도시로서 충분히 인정받지못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우리나라가 아울러 국제 상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역사적으로 국제상업도시는 문명을 배경으로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경제력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어 왔다.영국의 런던과 미국의 뉴욕이 바로 이러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한국제 상업도시의 전형일 것이다.
그러나 도시국가로 출발한 홍콩과 싱가포르는 든든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하였다기보다는 서구자본의 동아시아 진출 교두보로서 여러 가지 인센티브가 제공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그 결과 홍콩은 이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중국 진출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도시로 역할을 하고 있고,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무역 및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변변한 국제 상업도시를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로서는 후발 주자라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동북아의 상업중심지로서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지정학적인 장점을 갖춘것은 사실이다.우리나라는 훌륭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거대한 상권을형성하고 있다.영어 공용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언어장벽을 문제 삼는 이들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국제 상업도시가 되려면 외국의 기업가와 전문인력들이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만족할 만한 보수를 받을 때 가능할 것이다.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높은 보수를 받는 금융 및 각종 서비스전문인력들은 우리나라에 오기를 꺼려하는데 가장 중요한이유가 근로소득세가 높기 때문이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낮은 법인세가 중요한 유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유인이바로 근로 소득세이다.높은 소득세가 부과되면 결국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세금으로 뺏긴다는 피해의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기업이 최고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고율의 소득세율을 감안하여 보수를 올려주어야 하는데 그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금년부터 최고 소득세율이 다소 인하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작년의 경우 최고세율인 40%가 8천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자에게 부과되고 있다.홍콩의 경우 최고 세율이 17%에 불과하다.싱가포르의 경우 최고 세율이 26%로홍콩보다 높지만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계층은 연간 소득이 3억원 이상인 근로자에게 해당된다.좋은 인력을 유치해서 세계적인 상업도시로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려면 경제적 인센티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복잡한 소득공제를 통해 납세부담을 줄여주기보다는 홍콩,싱가포르 수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현재보다는 상당한 정도 근로소득세율을 낮추거나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국제 기준에 맞는 보수를 주지 못하면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고 국제 상업도시가 되는 것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2002-0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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