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게이트 2단계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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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2-26 00:00
입력 2001-12-26 00:00
신광옥 전 법무차관과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의 신병처리를 마친 검찰이 수사의 칼날을 정치권 쪽으로 옮기고 있다.

정치권 수사는 ‘진승현 리스트’ 확보와 진씨의 ‘입’을열 수 있는지에 성패가 달려있다.

[정치권 로비는 2단계?] 진씨의 구명 로비나 총선 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민주당 허인회 위원장이 지난해 총선 때 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사실과 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자신을 찾아온 전 국정원 경제과장 정성홍씨(구속)와 진씨에게 자금지원 제의를 받았지만 돌려보냈다는 정도다.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씨(수배중)가 지난해 10월쯤 민주당 김모 의원을 찾아가 5,000만원을 제공했다고 진술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진씨의 정치권 로비를 2단계로 나눠 추적 중이다.

우선 진씨가 총선자금을 지원해 정치권에 ‘끈’을 만들어놓은 뒤 금감원과 검찰 조사가 진행되자 정치인을 중심으로구명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전 차장도“진씨가 ‘잘못하다간 나라가 큰일난다’고 얘기한 사실을나중에정 전 과장에게 들었다”면서 “결국 정 전 과장이진씨에게 말려든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와 정 전 과장이 처음 만난 시점은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초였다.

검찰은 진씨가 직접 또는 또 다른 로비스트와 함께 총선자금 지원에 나섰다가 후에 정 전 과장을 끌어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 전 과장과 진씨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은 진승현의 ‘입’] 검찰은 리스트 형식으로 된 문건보다는 진씨 등의 진술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나갈 계획이다.진씨에게 “김재환씨가 수첩 등에 로비대상자 명단 등을적어놓은 것을 나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구명로비를 담당한 김씨가 로비자금의 사용처를 진씨에게 설명하기 위해 적어놓은 자료일 가능성이 크고,이 부분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문제는 ‘총선자금 리스트’가 실재하느냐는 것.아직까지이와 관련된 진씨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검찰 스스로도 ‘머리가 좋은’ 진씨가 리스트를 남겨놓지는 않았을 것으로보고 있다.

따라서 진씨와 정 전 과장 등의 진술이 관건이다. 다행히진씨는 최근들어 검찰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있다.진씨는김 전 차장이 ‘007 첩보작전’을 하듯 은신 중인 자신을찾아온 내용도 소상히 밝혔다.

검찰은 “나는 입이 없다”며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정 전과장도 진씨의 진술이 나오면 입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2001-12-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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