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성탄절 떡국
기자
수정 2001-12-25 00:00
입력 2001-12-25 00:00
6·25 동족 상잔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아 피폐한 민생 속에 배고픈 또래들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밤잠을 설치곤 했다.성당과 교회를 오가며 맛있는 음식을 ‘얻어’ 먹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로 ‘꽃구슬’ 등을 받는 꿈에 부풀었던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는 세모의 도심은 휘황찬란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따스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갖가지 색 전등으로 장식돼 있는 ‘가난한 교회’의 건물 앞에 서 본다.성탄 전야에 꾸었던 그 때의 꿈(‘떡국’과 ‘꽃구슬’)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스스로를 발견하고는 책망한다.사랑과 베풂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살아온 탓일 게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2001-12-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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