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남북관계 풀릴까
기자
수정 2001-12-21 00:00
입력 2001-12-21 00:00
북한이 지난 1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의 ‘전환적 자세’를 전제로 한 대화재개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통일부는 20일 대변인 논평을 발표,즉각적인 대화재개를 촉구했다.지난달 14일 6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결렬된 뒤 한달여 만이다.
북한은 먼저 조평통 담화에서 장관급회담 결렬 이후 한동안 이어졌던 맹비난을 자제한 대신 대화의지를 강조했다.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에 대한 비난이나 비상경계조치 해제요구가 담기긴 했으나 담화의 무게중심은 ‘대화’쪽에 놓여 있다.담화는 “6·15 공동선언을 존중하고,합의된 모든 일정들을 이행해 나가려는 우리의 의지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새해를 가까이 할수록 북남관계가 원상회복되기를 바라는 내외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태도변화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매듭지어지는 시점에서 남북간 경색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것으로 풀이된다.자신들이 ‘포스트 아프간’의 표적이 돼미국의 거센 압력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쌀 지원 등 경제적 실리도 주요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적절한 ‘명분’만 주어지면 북측이 대화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날 통일부 대변인의 논평은 이런 명분을제공하는 성격이 강하다.물론 북측은 남측의 즉각적인 비상경계조치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대테러전쟁이 완전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측이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이다.때문에 정부는먼저 회담을 열어 비상경계조치가 북측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남북관계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정부는 논평에서 “상호 인정과 존중의 정신으로 대화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이같은 의지를 나타냈다.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2001-12-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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