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미사일 소동
기자
수정 2001-11-24 00:00
입력 2001-11-24 00:00
미국과 일본 등은 개발도상국이나 ‘불량국가’로 미사일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1987년 미사일기술통제협정(MTCR)을 출범시켰다.협정에 가입하면 사정거리 300㎞ 이상,탑재중량 500㎏ 이상 미사일 부품과 기술의 수출이 규제를받게 된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MTCR에 가입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미사일 숲에 둘러싸인 느낌이다.미국 중국 러시아는 핵 미사일 전력을 갖췄고 북한은 미 알래스카까지 사정권에 둔 대포동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한다.문제는 일본이다.표면상으로는 미사일이나 핵전력하고 거리가 있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온몸이 으스스해질정도로 강국에 다가가 있다.자체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고,핵재처리 기술과 핵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전자기술은 세계최고 수준이다.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지스함과 재래식 잠수함도보유하고 있다.
그런 일본이 22일 한국 국방연구소가 서해에서 실시한 사정거리 100㎞ 짜리 미사일 실험에 소동을 일으켰다.일본 정부는 제주 서쪽,규슈 서쪽 300㎞ 지점에 미사일이 떨어졌다고말해 사정거리 600㎞짜리 실험이라도 한 양 언론에 흘렸다.
때문에 확인 소동이 벌어졌고 중국도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됐다.결국 미사일 실험을 비공개로 해오던 국방부는 발사 사실과 거리 등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소동이 가라앉은 뒤 일본쪽으로부터는 ‘미사일 발사 각도가 높아서 착각한 것 같다’,‘새 미사일이라서 컴퓨터가 계산하는 데 혼란이 있을 수 있다’,‘사전연락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긴장했다’,‘한국군의 통상 훈련 해역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은 아닌가’라는 말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한국정부에서는 사후 설명을듣고,일본의 우경화와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잠시나마한국쪽으로 돌리는 데 보탬이 됐을 터이니 일본에는 일거양득이었을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2001-11-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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