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선고·판결문 내용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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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1-20 00:00
입력 2001-11-20 00:00
‘재판의 효력은 판사가 법정에서 선고한 내용이 우선인가.

판결문이 우선인가’판사가 법정에서 선고한 내용과 판결문이 정 반대로 작성된 기상천외한 재판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지법 민사 3단독 김상곤 판사는 지난 10월24일 LG전자주식회사가 서만석씨(47·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코오롱아파트)를 상대로 낸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양수금 청구사건 선고심에서 원고기각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서씨가 지난 11월8일 받아본 판결문은 법정에서김 판사가 선고한 내용과는 정반대로 피고인 서씨가 패소한 것으로 돼 있었다.

판결문은 피고인 서씨가 원고에게 양수금 4,000만원과 99년 1월 30일부터 갚는 날까지 연 25%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돼 있었다.소송비용도 피고가 부담하라고 돼 있었다.이에 대해 서씨는 “법정에서는 분명히 피고가 승소한 것으로선고를 해놓고 판결문은 패소한 것으로 돼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씨는 “법정에서의 판결과 추후에 통지받은 판결문이서로 다르다면 어떻게 법원의 선고를믿을수 있느냐”고항의하고 있다.

그는 “나의 짧은 식견이지만 법정에서의 선고가 판결문보다 우선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며 자신의 승소를 주장하고 있다.

전주지법도 판결 직후 선고가 잘못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이달 초 피고 및 원고 양측 변호인에게 “판결문이선고내용과 반대로 나가니 이의가 있으면 항소를 할 수 있다”고 전화통보를 했다.

전주지법 민사 3단독실은 19일 이 사건의 선고가 판결문과 다르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양측 변호인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화로 알려줬다고 시인했다.

법조계에서는 판사가 법정에서 한 판결은 기속력,기판력,집행력을 가지므로 법정에서의 선고가 판결문에 우선한다며 서씨의 승소가 맞다고 보고 있다.

서씨는 “22일이 항소기간 만료일이지만 법정 선고를 통해 승소했기 때문에 항소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내가피해를 본다면 법원이 책임져야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LG전자측은 판결문에서 원고인 자신들이 승소한 것으로 통보받았기 때문에 항소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주지법 방극성 부장판사는 “판결은 선고가절대적으로 우선하기 때문에 일단 선고를 했으면 주문에맞춰 판단과 이유를 작성해야 한다”면서 “김 판사가 워낙 다툼이 심한 사건이어서 판결문 초고에 원고와 피고를바꿔 적어 이같은 실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선고하는 날 원고와 피고가 모두 나오지 않아 판결요지를 설명할 기회가 없어 잘못된 판결문 초고만갖고 선고해 버림으로써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2001-11-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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