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돌고추
기자
수정 2001-10-30 00:00
입력 2001-10-30 00:00
밥상이 들어 왔다.소금기 없는 시래깃국,김치,그런데 고추무침이 특미다.밀가루에 버무려 밥솥에 찐 후 양념을 했다는데 매우면서 뒷맛이 향긋하다.“그게 ‘돌고추’라는 거요.” 주인이 특미의 비밀을 알려 준다.돌고추란 이곳 사람들이 붙인 이름으로 꿩이 배설한 자리에서 자란 고추를 말한다.잡풀에 섞여 안보이다가 고추가 발갛게 익으면 눈에띄는데 그렇게 혼자 자라도 튼실하고 고추도 많이 달린다는것.한두 개쯤 벌레가 먹겠지만 그건 원래 벌레들 몫이란다.
재배 고추가 맵고 독한 것은 비료와 농약 때문이라는 데서말문이 열려 비행기, 탄저,언어 테러가 난무하는 세상에 대한 꾸짖음으로 이어진다.그 말이 몹시 맵다.그러나 뒷맛이향긋하다.
김재성 논설위원
2001-10-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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