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Mr.공
기자
수정 2001-10-23 00:00
입력 2001-10-23 00:00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카를로스 공 사장(47).일본 자동차업계 2위로 ‘기술의 닛산’이라고 불리면서도 경영에 실패,멸종을 앞둔 공룡쯤으로 취급되던 닛산자동차의 지휘봉이 그에게 넘어간 것은 1999년 4월.닛산을 접수한 프랑스르노자동차가 파견한 전문경영인이다.브라질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미국에서 경영 수완을 발휘한 ‘다국적’경영인이다.취임후 연고주의와 계열위주 경영풍토를 쉴새없이 두들겨 부수는 그에 대해 “인의(仁義) 없는 경영이 시작됐다”,“일본의 문화와 전통을 고려하지 않으면 벽에 부딪힐 것”이라고 비판을 퍼붓던 일본의 경영전문가들이 이제는 공 사장의 다음 행보를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비결은 무자비한 원가절감.공 사장은 2000년부터 3년동안20% 원가절감을 하겠다고 공언했고 첫해 원가절감 달성분이11%나 됐다. 첫 흑자분 가운데 원가절감 부분이 차지하는액수는 2,870억엔 규모.거친 원가절감 요구에 일본 기업 풍토에서는 드물게 공정취인(取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하청업체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공 사장은 “시장에서 지금 ‘너는 안돼’라는 평가를 받으면 끝장이다.개혁 속도를 늦출 여유는 없다”고말한다.닛산은 한숨 돌린 것을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지난해 257만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을 2005년까지 100만대 이상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닛산이 자동차업계 빅뱅의 회오리에서 주변부로 밀려나가다가 중심부로 재진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의 경쟁은 한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공 사장의 경영을 놓고 서구식 경영방식이 무조건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본과 기업풍토가 비슷하고,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에는 흥미있는벤치 마킹 대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2001-10-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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