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단풍과 여인
기자
수정 2001-10-23 00:00
입력 2001-10-23 00:00
“실성했군.” 웬 퍼포먼스인가 하고 흘금흘금 쳐다보던행인들은 금세 사태를 알아차린 듯 가던 길을 재촉한다.하는 짓이 누구나 한눈에 실성한 여인임을 알 만하지만 아래위 구색을 갖춘 옷하며 외양은 멀쩡하다.
‘사람은 왜 미치는가’어떤 시인이 오랜 사유 끝에 내린결론은 ‘인간을 무한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한 신의 배려’라던가.두꺼비집 퓨즈가 나가듯 고통이 일정 한계를 넘으면 자동적으로 지각 기능이 마비되도록 장치했다는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실성한 것은 어느 쪽일까.꽃이 피는지 낙엽이 지는지 알 바 없이 마냥 바쁘기만한 군상인가,아니면 나뭇잎 하나의 아우성을 온 몸으로 듣는 여인인가.
김재성 논설위원
2001-10-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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