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벌정책 수정 왜 서두르나
수정 2001-10-18 00:00
입력 2001-10-18 00:00
재벌정책을 대폭 수정하자는 측은 그 근거로 시장기능이강화됐다고 지적한다.즉 환란 이후 외국주주와 사외이사가기업의 부당한 출자와 사업진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정부의 인위적인 재벌 규제를 폐지하거나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대부분 기업에서 사외이사제는 겉돌고 있으며 외국주주는 일부 대기업에 몰려 있다.재벌 기업들의 시장 독과점은 여전하며 경제력 집중도별로 완화되지 않았다.국내 시장기능은 제대로 작동된다고보기 어려운 반면 재벌들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재벌들의 행태와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더욱이 큰 문제는 3년만인 지난 4월 부활된 출자총액제한제를 시행 반년만에 ‘폐지’나 ‘대폭 수정’운운한다는점이다.물론 불합리한 제도는 언제라도 고칠 수 있지만 출자총액한도제가 어렵게 재도입된 것을 감안하면 이런 조변석개(朝變夕改)식의 정책 논의는 납득하기 어렵다.더욱이출자한도초과분 주식 23조원의 처분시한을 내년 3월까지로정해 놓고서 이제 제도 자체를 없앤다면 누가 법과 정책을 믿고 따를 것인가.처분할 주식이 너무 많다면 처분기간을 더 늘려주면 될 일이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벌정책의 틀을 바꾼다는 것도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설비가 남아도는데 출자한도가 는다고기업들이 더 투자할지 의문이며 자칫 저금리를 악용한 기업들의 투기를 부추길까 걱정이다.지금이 과연 재벌정책을바꿔야 할 때인지 시간을 두고 재검토하길 바란다.
2001-10-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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