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심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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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0-11 00:00
입력 2001-10-11 00:00
집주변에 심은 배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진 배라고 했다.바람에 떨어진 과일이라 그런지 맛은 그저 그랬으나 성의가고마워 두 개를 먹었다.주인은 농약도 치지 않고 그냥 돌배처럼 아무렇게나 키운 것인데 낙과(落果)라도 몸에는 좋을것이라고 했다.그는 약초 캐고 벌꿀 따는 자신의 ‘심마니생활’을 드문드문 들려 주었다.
“요즘 꿀 따는 사람들 가운데는 너무 욕심이 많아 탈이야.석청(石淸:산 벌이 바위 틈에 지어놓은 벌집)을 딸 때도벌이 먹을 겨울 양식은 남겨 놓아야지 몽땅 빼앗아 가버린단 말이야.” 자연이 살아야 사람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상생(相生)의 이치를 모른다며 혀를 찼다.오랜만에 여야 영수회담도 열렸고 하니 ‘상생의 정치’를 폈으면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2001-10-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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