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묘의 주술사 황용엽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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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9-18 00:00
입력 2001-09-18 00:00
마치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인간의 삶을 그린 것같이느껴지는 그림.다시말해 토속종교적인 것 또는 샤머니즘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표현,이른바 ‘풍경적 인간 설화’로불리는 작품.이런 것들을 생산해내는 작가 황용엽(70)의 작품전이 25일∼10월13일 선 갤러리에서 열린다.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선묘(線描)의 주술사’라고평가한 것처럼 황용엽은 70년대부터 선에 많은 비중을 두면서 회화적인 성취를 이뤘다.

그림에 등장하는 깡마른 인물상들은 자화상이나 다름없는것들로써 그가 추구하는 선적(線的) 질서의 한 요소처럼 보인다.

황이 구사하는 선묘(線描)는 그림속에서 많은 내용을 전하면서도 조형적으로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듣고 있다.그는“이번에 내놓을 작품들은 밝은 색들을 뺌으로써 단순화를시도한 것들”이라면서 “악귀를 쫓고 좋은 일을 바란다는뜻이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작가는 실향민으로 반세기를 애환의 그리움으로 지내다가 북녘의 소식을 접했을때 그 잿빛 빗금들의 매듭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는 독백을 한 적이 있다”면서 “일그러진 가냘픈 인물상들에서이제는 자유의지가 숨쉬고 있음이 느껴지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황용엽은 공모전에 한번도 응모하지 않은 경력을 지닌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그가 받은 유일한 상은 1990년의 제1회 이중섭 미술상이 전부이다.황은 “작가에게 주는 상이니받았지 공모전만 있었더라면 수상은 불가능했다”고 말한다.출품작은 30여점.(02)734-0458유상덕기자 youni@
2001-09-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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