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내린 110층…증폭되는 궁금증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9-13 00:00
입력 2001-09-13 00:00
“그렇게 튼튼해 보이는 빌딩이 한순간에 허망하게 무너질수 있습니까.” 미국 부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WTC)빌딩이 2대의 비행기테러에 의해 1시간여만에 맥없이 무너진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국내 관련전문가 및 외신에 따르면 이번 WTC빌딩의 붕괴는충돌에 따른 충격보다는 이후의 화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TC빌딩은 건물외곽을 강철기둥과 보로 새장처럼 둘러싸는‘튜브 공법’으로 지어졌다.이 공법은 철골조 건물에 비해건축재료가 반밖에 들어가지 않지만 지진이나 강풍에는 잘견뎌 초고층건물에 많이 적용돼 왔다.

국내에서는 여의도 LG트윈타워가 이런 공법으로 지어졌다.

비행기 충돌로 건물 5개층 정도가 구멍이 났지만 쓰러지지않고 한동안 버틴 것도 바로 이 공법 덕분이다.

그러나 충돌후 2만4,000여갤런에 달하는 비행기 연료가 타면서 고열이 발생,이 철골기둥과 보가 약해지게 된 것.이에따라 기둥이 휘어지고 벽면과 바닥을 연결한 부위가 떨어지면서 삼풍백화점 붕괴 때처럼 바닥이 연쇄적으로 밑으로무너져 내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만,다른 점이 있다면 콘크리트로 지어진 삼풍은 저층건물이어서 기둥이 남아 있었지만 WTC빌딩은 외벽의 철근 기둥까지 같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올해초 현대건설에서 분사한 종합건축사무소 ‘큐브엔지니어링’ 김인기(金仁基) 이사는 “WTC빌딩의 건물 한개층은무게가 대략 3,000t 정도”라며 “두 건물 가운데 60층 부분이 비행기에 충돌된 남쪽 건물이 먼저 무너진 것도 나머지 윗부분 50개층,15만t의 무게가 한꺼번에 밑으로 전달된때문”으로 분석했다.

나머지 북쪽 빌딩 역시 남쪽 빌딩과 같은 상태에서 옆 건물이 무너지는데 따른 충격이 가세,내려 앉았을 가능성이크다.

그러나 “상층부 건물의 하중을 감안하더라도 마치 노후건물을 일부러 폭파하는 것처럼 무너진 현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며 “하층부에 폭탄이 설치됐거나 또 다른 충격이가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45년 B25 폭격기와 충돌했지만 건재하고 있는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옛 방식이기는 하지만튜브공법이 아닌 ‘코어공법’으로 지어졌다.

김성곤기자 sunggone@
2001-09-13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