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恥部 드러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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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9-12 00:00
입력 2001-09-12 00:00
어머니 얼굴 양쪽에 두 딸은 머리를 돌려 기대어 있다.생활고(苦)에 찌든 듯한 어머니의 얼굴에 어린 수심이 찡한느낌을 준다.1930년대 대공황때 미국에서 찍은 사진이다.

미국 정부가 사진작가들을 풀어 찍게 한 작품 중 하나라고한다. 국민들의 어려운 삶의 현장을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자는 취지였다.

한 사진작가는 “우리나라는 1988년 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도심의 5층 이상 건물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며“국가 보안상 이유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그 이후에도사회의 구질구질한 부분을 적극 공개하는 일은 별로 없는것 같다. 치부(恥部)를 정부가 앞장서 사진으로 찍어 드러낸 미국과 대조적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사사(社史)와 기업인의 회고록은 잘못했거나 부끄러운 일은 다 접어두고 자랑과 공적만 부각시킨다.그래서 감동은커녕 사실에 대한 의구심만 더 들게 한다. 치부를 공개해야 진실감이 더하고 감동도 있고 자성도일고 여기서 대책도 나오는 법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2001-09-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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