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똑바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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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9-10 00:00
입력 2001-09-10 00:00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란 용어는 원래 미국 보험가입자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생명보험회사들은 보험 가입후 12개월 또는 24개월안에 자살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그래서 보험가입자들의 자살률은 보험 가입후 13개월과25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요즘 들어 미국에서 모럴 해저드는 금융기관이나 예금자가 행동의 절도를 잃어버린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더 많이쓰인다. 예컨대 예금보호제도에 따라 원리금 상환이 보장되는 만큼 이율만 높다면 아무리 경영이 위태롭게 보이는은행이라고 하더라도 서슴지 않고 돈을 맡기는 경우가 그렇다.

비합리적 관행이 성행하고 정직한 것이 오히려 해가 되며,세치의 혀로 세상을 주무르는 세태는 우리나라라고 해서예외는 아니다.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은 공적자금이 흔적 없이 새는 데도 이를 바라만 보는것이 우리 모습 아닌가.무모한 경영으로 자신을 믿고 따르던 종업원을 하루아침에 실직 상태로 내몰고,나라경제를위기에 빠뜨려 놓고도 정작 본인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것이 우리 사회 아닌가. 평생 양지(陽地)만 좇는 정치행태로 눈총을 받아온 어느 노정객은 얼마전 현직 잔류를 희망하는 총리를 향해 “우리 좀 올바르게 삽시다”라고 말했다던가.그에게 ‘올바로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인간이 만든 법의 상위에 도덕이 있다는 상식이 통하기위해서는 그에 따른 의식개혁과 행동은 필연적이다.1982년‘신뢰 회복운동’에 이어 이후 ‘내 탓이오’운동을 전개한 천주교 평신도들이 ‘똑바로 운동’에 나섰다고 한다.

‘똑바로 산다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도 지금 드러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갖가지 혼란상이 근본적으로 양심과 도덕의 실종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하면 시사하는바가 적지 않다.“생각도 똑바로,말도 똑바로,행동도 똑바로, 정치도 똑바로, 경제도 똑바로…”라는 외침이 공허한메아리로 그쳐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그것은 우리 모두 자신에게 던지는 양심 회복을 위한 준엄한 질책이자,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도덕불감증을 극복하자는 다짐인 까닭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2001-09-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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