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선언] 생명, 과학일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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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8-27 00:00
입력 2001-08-27 00:00
이런 변화를 여성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있다.인간생명을 출산하는 여성의 몸이 이윤을 목표하는 이들 지식 및 기술들과 갖게되는 관계는 특별할 수밖에 없기때문이다.이미 이들 기술은 시대에 따라 사회적 요구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의 몸에 사용되어 왔다.때로는 인구조절 정책을 위해 때로는 호적을 이어갈 아들 출산을 위해,여성의 건강과 상관없이 성별낙태를 포함한 수 많은 낙태가 행해져 왔고,또 다른 한편에서는 불임 클리닉이 불황을 모르는 수익성 높은 의료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이윤을 목표하는 시장을 주무대로 할 때 첨단의 생명의료기술이 가부장적 문화와 결합하여 앞으로 어떤 상품들을 만들어낼지를 시사하고 있다.게놈지도가 완성되고,예상되는 유전적 질병을 태아 단계에서 치료할 수 있는 현재의 첨단 유전자 기술은 좀 더 사회적 경쟁력 있는 아이를가지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의료상품을 개발할 것이 분명하다.
이들 기술과 지식이 여성들의 필요와 욕구를 만족시켜주는혜택으로 작용하기보다는 또 다른 가부장적 기제를 강화시키는 압력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실태조사에 기반해 내리는 국내외 학자들의 진단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생명과학기술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없어 우려스럽다.인간 배아 복제 기술뿐 아니라,냉동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기술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가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성의 입장을 대변할 아무런대처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 동안생명윤리위원회가 구성 가동되고,‘생명윤리기본법’(가칭)이 그 제정을 앞두고 있지만,그것이 과학기술부가 마련하고있는 법이라는 점에서 그 출발부터 생명윤리기본법으로서의 한계는 명백한 듯이 보인다.실제로 마련되고 있는 이 법안이 여성 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평가도 들린다.여성의 몸과 관계되는 생명과학기술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생명관련 법제정을 여성부가 서둘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허라금 이화여대 여성학 교수
2001-08-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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