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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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8-07 00:00
입력 2001-08-07 00:00
경영학에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란 용어가있다.‘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식의 의사결정 과정을 말한다.밴드왜건은 원래 대열의 선두에서 행렬을 이끄는 악대차(樂隊車)이다.하비 리번스타인이란 경제학자는 남들이 어떤제품을 쓰는 것을 보고 나서 자신의 수요가 덩달아 늘어나는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양적(量的)과소비의 심리적 양태인 셈이다.

반대로 물건을 살 때 남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방식의 의사결정을 일러 ‘스노브(Snob)효과’라고 한다.‘스노브’는 속물(俗物) 또는 금권(金權)주의자란 뜻이다.이들은 단지 남과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 줄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사는 경향이 있다.그런 점에서 ‘스노브효과‘는 비대중적 고급취향의 개성추구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질적(質的)인 과소비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부(富)와 소득의 편재현상을 설명하는 ‘80대 20법칙’이현대 사회에서 설득력을 갖는 것은 소비의 양극화 현상과무관치 않다.물론 한국이라고해서 예외가 아니다.인구 1.6%가 국민 총소비의 25%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80대 20 사회’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하더라도 소득불평등에 따른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점에서 분명히 병리학적이다.

수출·입 실적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사치성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올 상반기 고급승용차 수입 증가율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고,모피와향수는 각각 62%,27% 증가했다고 한다.그런가 하면 바닷가재는 수입이 124%나 늘었는데도 시중에 물량이 달릴 지경이라고 한다.지난달 설비투자용 자본재 수입이 24%나 줄어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사치성 소비재만 수입이 기형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일부 부유계층이 혹여 “내돈 내가 쓰는데 무슨 참견이냐”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다.그렇더라도 가진 자들은 지위에 걸맞게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값비싼 수입품을 사용함으로써 고소득층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스노브효과’가 다름아닌 속물근성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부디 명심했으면 한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2001-08-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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